“혈관이 70%나 막혀 있는데도 증상이 없다니, 정말 괜찮은 걸까?”
많은 분들이 건강검진이나 우연한 검사에서 ‘경동맥 협착’이라는 말을 듣고 깜짝 놀라곤 합니다. 뇌로 가는 주요 통로인 경동맥이 좁아져 있는데도 특별한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 침묵은 결코 안전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오늘은 경동맥 협착의 원인, 위험성, 치료와 예방법까지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경동맥 협착이란?
경동맥은 심장에서 뇌로 혈액을 공급하는 가장 큰 혈관입니다. 이 혈관 벽에 죽상경화반(플라크) 이 쌓여 좁아지는 것을 경동맥 협착증이라고 합니다.
- 협착이 50% 미만일 때는 뚜렷한 증상이 거의 없지만,
- 70% 이상 막히면 뇌로 가는 혈류가 급격히 줄어들고, 작은 혈전만 떨어져도 뇌졸중(중풍) 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즉, 증상이 없더라도 진행된 협착은 “시한폭탄”과 같습니다.
왜 증상이 없을까?
많은 분들이 혼란스러워하는 부분이 바로 이 대목입니다.
경동맥은 좌우 두 개가 있고, 뇌에는 풍부한 혈관망이 있어 한쪽이 막혀도 다른 쪽이 보상해주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 때문에 70% 이상 막혀도 어지럼증, 두통, 말 어눌함 같은 뚜렷한 증상이 나타나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어느 순간 보상 능력이 무너지면 갑작스러운 뇌경색으로 이어집니다.
경동맥 협착의 주요 원인
- 죽상경화증(동맥경화) – 고혈압, 고지혈증, 당뇨병이 가장 큰 원인
- 흡연 – 혈관 내피세포 손상과 플라크 형성을 촉진
- 노화 – 60세 이상에서 발생률 급격히 증가
- 가족력 – 심뇌혈관질환 가족력이 있는 경우 고위험군
- 운동 부족·비만 – 혈관 건강 악화
경동맥 협착의 위험성 – 뇌졸중의 전조
경동맥 협착은 단순히 혈관이 좁아지는 질환이 아니라 뇌졸중의 직접적인 원인입니다.
- 좁아진 부위에서 혈전(피떡) 이 떨어져 나가면 뇌혈관을 막음 → 허혈성 뇌졸중 발생
- 전체 뇌졸중 환자의 약 15~20% 가 경동맥 협착과 관련
- 한 번 뇌졸중이 발생하면 반신마비, 언어장애, 치매 위험 등 평생 장애로 이어질 수 있음
특히 무증상 상태에서 방치하다가 갑자기 중풍으로 쓰러지는 사례가 많습니다.
증상 신호 – 이런 경우는 경고등
대부분 무증상이지만, 일시적으로 다음과 같은 증상이 나타난다면 ‘일과성 허혈 발작(TIA)’ 을 의심해야 합니다.
- 갑작스러운 시야흐림, 시력 저하
- 한쪽 팔·다리 힘이 빠짐
- 말이 어눌하거나 발음이 꼬임
- 극심한 어지럼증
- 몇 분~수 시간 내 회복
이런 증상이 나타났다면 뇌졸중 전조일 수 있으므로 즉시 병원 진료가 필요합니다.
진단 방법
경동맥 협착은 비교적 간단한 검사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 경동맥 초음파(도플러 검사) – 협착 정도와 혈류 속도 확인 (비침습적, 1차 검사로 흔히 사용)
- CT 혈관조영술(CTA) – 협착 부위와 범위를 3D로 확인
- MRI 혈관조영술(MRA) – 뇌혈류 상태와 협착 동반 여부 확인
- 혈관조영술(DSA) – 가장 정확하지만 침습적이므로 치료 목적 시 병행
치료 방법
치료는 협착 정도와 환자의 상태에 따라 달라집니다.
1) 약물치료 (50% 미만 협착)
- 항혈소판제 (아스피린, 클로피도그렐)
- 콜레스테롤 조절제(스타틴)
- 혈압·혈당 조절
2) 시술/수술치료 (70% 이상 협착 또는 증상 동반 시)
- 경동맥 내막절제술(CEA) : 좁아진 혈관을 절개해 플라크 제거
- 경동맥 스텐트 삽입술(CAS) : 풍선으로 넓힌 뒤 금속망(스텐트) 삽입
두 방법 모두 뇌졸중 예방 효과가 크며, 환자 나이·체력·동반질환에 따라 선택됩니다.
생활 속 예방법
경동맥 협착은 생활습관 관리가 핵심입니다.
- 금연: 혈관 건강의 가장 중요한 첫걸음
- 혈압·혈당·콜레스테롤 철저히 관리
- 규칙적인 유산소 운동 (주 3~5회, 하루 30분 brisk walking)
- 지중해식 식단 (채소·생선·올리브유 위주, 포화지방 줄이기)
- 정기 검진: 60세 이상, 고혈압·당뇨·고지혈증 환자는 경동맥 초음파 권장
마치며
경동맥 협착은 70% 이상 막혀도 증상이 없을 수 있는 ‘침묵의 살인자’ 입니다. 하지만 조기 발견과 치료, 그리고 생활습관 관리로 충분히 예방할 수 있습니다.
혹시라도 건강검진에서 경동맥 협착이 발견되었다면, “아직 증상이 없으니 괜찮겠지”라는 안일함 대신 전문 진료와 꾸준한 관리가 필요합니다. 작은 관심이 평생의 뇌 건강을 지켜줄 수 있습니다.
'질환별 건강정보 > 심혈관 질환 (고혈압, 심장병 등)' 카테고리의 다른 글
관상동맥조영술 결과-협착률 몇 %면 스텐트 시술이 필요할까? (8) | 2025.05.21 |
---|---|
조용히 진행되는 심장 질환 : 안정형 협심증 증상과 진단법 총정리 (7) | 2025.05.20 |
부정맥 약물 정리 – 리듬이 흔들릴 때, 어떤 약을 쓸까? (6) | 2025.05.11 |
다양한 부정맥에 강력한 해결사, 아미오다론(Amiodarone) (4) | 2025.05.10 |
심장이 너무 빨리 뛸 때, '아데노신'이 필요한 순간 (10) | 2025.05.10 |